요즘 어디를 가나 탄소에 대한 관심이 높다. 녹색성장 이란 아젠다에 딱 맞는 산업이 탄소 산업이다. 회자되고 있는 탄소 산업은 두가지 인데, 하나는 이산화탄소 저감 또는 포집 관련 기술이고, 다른 하나는 탄소 소재를 활용한 경량 소재 관련 기술이다. 후자에 속한 산업군은 현재 국내에서 많은 발전을 이룬 상태다. 항공기용 소재, 미사일 소재, 자동차용 소재 등 많은 소재들이 개발되었고, 상용화도 상당 수준 이루어졌다. 이런 산업에 기여한 기업이 한국카본이다. 그런데, 한국카본은 조선용 소재주로 분류되어 있고, 최근 반등하고 있는 조선주들과 함께 한국카본이 날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카본은 한국화이바 창업주의 아들이 대표이사로 있는 복합재료 전문 기업이다. 한국카본은 프리프레그라 불리우는 소재를 만드는 것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프리프레그는 결합재를 강화섬유에 미리 함침시킨 합성천과 같은 형태를 의미하는데, 낙시대를 만들 때 이 프리프레그 형식의 원료를 말아서 열을 가한 후 제품을 제조하게 한다.
로켓트나 미사일 같이 가볍고 강한 소재를 필요로 하는 분야에도 한국카본 기술이 적용되는데, 필라멘트와인딩, 프리프레그 등의 기술이 적용된다.
그러나, 꿈의 소재로 불리우고 있는 탄소 소재는 사업적으로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한국카본은 탄소 섬유를 직접 제작하지 않고, 레진류도 직접 합성하지 않아 오로지 기술력만으로 사업화를 이루어야만 했다. 탄소 소재와 특수 레진류의 어마어마한 원가 압박을 견디면서 소재 퍼포먼스를 경쟁사 대비 월등한 수준을 발휘해야 사업화가 가능했다. 겨우 한국카본이 사업화를 이루었으나, 탄소 소재의 치명적인 약점인 비싼 가격과 제품 수급불안으로 기업 성장이 매우 더딜 수밖에 없었다.
장기 성능 검증 결과가 없었던 한국카본은 우주왕복선 원료를 제작했던 Hexcel과 경쟁하여 글로벌 항공기 제조 업체인 보잉이나 에어버스에 납품해야 했다. 엄청난 노력으로 겨우 제품 승인이 떨어졌다 해도 신뢰성 문제로 고객으로부터 많은 물량을 수주하기 어려웠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준 아이템은 의외로 사양산업으로 불리웠던 조선업에서 나왔다. 2000년대 이후 천연가스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천연가스 저장 효율을 높이는 초저온 단열재가 필요했고, 한국카본은 탄소(카본)만을 고집하지 않고 초저온 단열재 사업에 뛰어들었다. 결과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기초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일괄 생산 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세계 선박 수주 물량 1위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위치를 십분 발휘하여 국내 LNG선용 단열재 시장을 석권하기에 이르렀다.
조선업황의 퇴조는 한국카본 영업 이익에 치명적이었으나, 국외내 LNG선용 단열재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여 강력한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LNG선 관련 부품은 고난이도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특수선의 핵심 부품이며 부가가치가 매우 높았다. 한국카본은 진취적인 연구개발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조선업황 개선은 한국카본 매출과 영업이익의 획기적인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카본의 정체성인 탄소 복합재료 연구 자금으로 수혈될 것이며, 최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탄소 소재 사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카본의 연구/기술진들은 이미 20여년 전부터 자동차 경량화, 항공기 복합재료화, 상업용 로켓 동체 개발 역량을 키워 왔으며, 관련 산업의 역동성이 커져가는 시기가 도래함에 따라 한국카본이 레벨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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